👨💻 조선주 업황 보고 오세요!
지난해부터 운임이 상승하며 해운업이 호조를 보이며 점차 조선업까지 호조로 들어가고 있었는데요.
올해에도 해운과 조선업에는 순풍이 불어왔습니다.
수에즈 운하 이슈가 있었지만 덕분에 많은 신조선 수주가 들어왔습니다.
대부분의 조선사가 많은 수주를 받았고 주가 또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삼성중공업은 많은 수주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마냥 웃지만은 못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주가가 무거운 이유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 삼성중공업 에버그린 선사로 부터 컨테이너선 20척 수주
삼성중공업은 1만5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 컨테이너선 20척을 수주했다고 밝혔습니다.
총 수주 규모는 2조8000억원으로 발주처는 최근 수에즈 운하 사건의 주인공인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으로 알려졌는데요.
단일 선박 건조 계약으로서는 세계 조선업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이번 수주전을 두고 현대중공업, 일본의 이마바리조선, 중국의 조선소(Hudong Zhonghua, Jiangnan) 등이 경쟁을 벌였다고 하는데요.
발주 물량이 많다보니 언론에선 한·중·일 회사들이 물량을 나눠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중공업이 싹쓸이한 것인데요.
삼성중공업은 2010년 이후 에버그린과 총 4번의 컨테이너선 수주 계약을 맺었는데, 이번 수주와 이전 계약 조건과 비교해 봤습니다.
2010년 삼성중공업은 에버그린으로부터 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7월에 10척, 9월에 10척을 총 2조4514억원에 수주했습니다.
추가로 2018년에는 1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8179억원에 주문받았는데요.
선박 크기가 2010년 8000TEU, 2018년 1만2000TEU, 2021년 1만5000TEU로 11년 새 2배 가까이 커지는 동안 평균 선박 가격은 2010년 1226억원, 2018년 1022억원, 2021년 1400억원 등으로 정체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삼성중공업의 수주에 대해 규모가 큰 것은 맞지만 계약 조건이 좋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전세계 조선업은 수요는 줄고 공급은 늘어나는 공급과잉 상황이고 특히 기술 장벽이 낮은 컨테이너선은 중국 조선사의 저가 물량 공세가 쏟아지는 '레드오션'에 해당됩니다.
참고로 삼성중공업이 조선·해운 전문기관인 클락슨의 신조선가 지수를 인용해 산출한 1만3000TEU 기준 컨테이너선 가격은 2018년 1억1500만달러, 2019년 1억900만달러, 2020년 9700만달러로 매년 떨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과 같은 날 수주를 발표한 한국조선해양도 비슷한 처지인데요.
지난 26일 한국조선해양도 1만3200TEU 컨테이너선 5척을 6370억원에 수주했는데, 평균 수주 가격을 계산해보면 1274억원 수준입니다.
1만5000TEU 컨테이너선을 1400억원에 수주한 삼성중공업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이 가운데 20척을 싹쓸이 수주했다는 것은 삼성중공업의 영업 경쟁력이 입증받았다는 얘기인데요.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1만2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66척 중 삼성중공업이 절반 이상인 34척을 수주했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선박의 프리미엄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한데요.
여기에 선박을 새로 만드는 가격을 나타내는 '신조선가 지수'도 오르고 있고 클락슨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신조선가 지수는 작년 12월 75.4 이후 올해 1월 76.4, 2월 77.4, 3월 82로 월평균 약 3%씩 상승하고 있습니다.
선가를 상승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 삼성중공업의 주가가 무거운 이유 - 드릴십
최근 3개월 내 삼성중공업에 대한 올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12개 증권사의 컨센서스는 매출 7조165억원, 영업손실 731억원인데요.
올해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증권사는 8곳에 달합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조5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전년 대비 적자폭이 71% 증가한 규모입니다.
2015년 이후 6년 연속 적자로, 누적 적자 규모는 4조원에 이릅니다.
지난해 수주실적은 54억6000만달러로 연간 목표치의 65%를 달성하는데 그쳤는데요.
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 빅3로 불리는 한국조선해양(91%)과 대우조선해양(78%)에 못 미치는 수주 실적입니다.
삼성중공업의 적자가 계속되는 가장 큰 이유는 해양플랜트 사업의 부진인데요.
삼성중공업은 2000년대 후반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자 드릴십(심해용 원유 시추선) 수주에 적극 나섰습니다.
드릴십은 깊은 수심의 바다에서 원유와 가스 시추 작업을 수행하는 선박 형태의 해양플랜트 설비인데요.
2010~2014년까지 4년동안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26척을 수주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해왔지만 2014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발주처가 드릴십 인도를 거부하거나 파산했고 이때부터 삼성중공업의 적자가 시작됐습니다.
드릴십과 같은 해양프로젝트는 국제 유가가 6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요.
시장에선 올해 삼성중공업의 적자를 전망하는 근거로 높은 해양플랜트 의존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은 대대적인 손실이 발생한 해양플랜트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있는데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 78억달러 중 41%(32억달러)를 해양플랜트 수주를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해양플랜트 비중을 낮추려는 다른 경쟁사와 반대되는 행보라는 것인데요.
올해 수주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다시 해양플랜트 비중의 확대를 시사했는데 2013년 수주했던 드릴십에서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데 현재 6년 연속적자를 기록 중이며 단기간에 흑자 전환될 가능성도 불투명합니다.
해양플랜트 수주도 만만치 않은데요.
삼성중공업은 최근 브라질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입찰전에서 국내 빅3 중 유일하게 1차 관문에서 탈락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이 사업에서 기대했던 실적은 28억달러로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목표치의 87%에 달했는데요.
이번 수주 실패로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에서 봉가사우스웨스트-아파로(Bonga Southwest-Aparro) 프로젝트에 쓰일 FPSO 1기와 하이(Hi) 프로젝트에 쓰일 가스 공급플랫폼 1기를 반드시 수주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만약 유가가 다시 60달러 이상으로 상승해준다면 삼성중공업의 본래 문제가 해소되면서 한참동안 눌려있던 주가는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당분간은 그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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